2024. 11. 20. 19:56ㆍ이런저런 이야기/회색인간 탈피법
아무튼 일을 시작하고 한 달 즈음이 지났을 무렵
나의 열정과 의지는 바닥이 났고 강제 징용에
끌려가듯 일을 가고 집에오고의 생활이 반복되었다.
말은 없어지고 앞전에 소개한 일터의 또라이들과
섞이기 싫어서 대답도
"네 알겠습니다."
"아.. 그렇군요."
등의 형식적 대답이 일수였고 사람들도 나를
AI 라 부르며 앞뒤로 수근댔다.
하지만 그건 크게 상관없었다. 영혼 없는 회색인간
으로 주어진 일을 하고 집에 오면 되는 거니깐..
하지만 정말 큰 문제는 더 이상 이곳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는 거..
아내에게 말했다간 바로 이혼이고 내 인생이 끝이다..
그렇게 회색인간으로 출퇴근을 하다 보니
그 기운들이 아이들에게 전달되었다.
기쁘게 있다가도 내가 오면 아이들이
급 조용해지고 무거워진다. 첫째는 저녁마다
"왜 그런지 몰라 근데 매일 슬퍼.."
"눈물이 계속 나와" 하면서
슬픔에 잠겨 있다가 잠들곤 했다.
하아.. 나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아내와 결혼하고
(참고로 아내의 따듯한 마음이 좋아서 끈질긴
구애 끝에 아내와 결혼을 하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세명의 아이들과 사는데
우리 아이들은 매일같이 우울하게 지내는구나..
첫째가 자연분만으로 태어날 때,
아내는 온 힘을 주다 주다 얼굴이 보라색으로 변하며
첫째를 출산하였다.
그때 나도 울며 축복스럽고 고맙게 첫째를
이 세상에 맞이하였다.
그런 아이가 나 때문에 매일같이 울고 슬퍼한다.
나는 지금 일을 그만둘 수 없다.
나는 직장에서는 회색 AI 인간이다.
그런 나의 직장 밖에서의 삶도 이래야 할까..
나는 그 질문을 되뇌고 되뇌었다.
지금 나는 희망도 기쁨도 행복도 활력도 없는데
진짜 하루 24시간을 그리고 인생 전체를
회색인간으로 살아야 하는가..
대답은 NO! 였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지 않을 방법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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