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 초등학교 옷 바자회(Clothing Swap) 참여 후기

2023. 11. 30. 01:07캐나다 이야기

캐나다 토론토 초등학교 옷 바자회 (Clothing Swap)에 참여해 보았다. Clothing Swap은 학교에서 이메일을 통해 알려준 한 달 정도의 정해진 기간 동안 기증하고 싶은 옷이나 신발 등을 수집하고 이틀 동안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필요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바자회 같은 행사이다. 학교 선생님들도 아이들에게 기증과 재사용에 대한 좋은 취지를 교육하고 홍보 포스터 등을 함께 제작하여 학교 복도에 붙이기도 하고 아이들 부모에게 개별적으로 알리도록 하기도 한다.

 

나는 딸이 세명이라 옷들을 둘째 셋째에게 물려 입히고 해서 기증을 하지는 못했다. 바자회가 있는 날 첫째 아이를 픽업하러 갔는데 첫째가 오늘 학교 체육관에서 옷 바자회 (Clothing Swap)가 있는데 옷을 보고 싶다고 해서 우연히 참여하게 되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가 이끄는 곳으로 자연스레 들어가니 체육관에 테이블들이 있고 나이대별로 같은 옷이나 신발류들이 잘 정리된 상태로 진열되어 있었다. 아이의 손을 뿌리치고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참고 차원에서 가장 비슷한 사진을 구글에서 찾아 올려본다.

Clothing Swap School 출처 구글

 

아이는 즐겁게 진열된 옷들을 돌며 몇 개를 고를 수 있냐고 물었고 나는 다른 사람들도 필요하면 가져가야 하니 세 개만 고르라고 하였다. 둘째랑 셋째 동생들것도 원하면 하나씩만 고르라고 하자 신이 나서 고르기 시작하였다. 꽤 신중하게 그렇지만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동생들 옷도 고른 뒤 이제 되었다고 해서 가방에 정리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두 동생들에게 옷을 보야주며 언니가 선물이라며 주었고 동생들도 기뻐하였다.

 

첫째가 고른 드레스

 

우연히 첫째 딸 덕분에 참여한 캐나다 초등학교 옷 바자회 (Clothing Swap)의 인상적 이였던 점은

 

1. 바자회 장소에 봉사자나 진행하는 선생님들이 없었다.

첫째보다 큰 언니 오빠들은 각자가 필요한 물품을 자율적으로 가져가고 보호자가 필요한 학년은 보호자와 함께 자유롭게 보고 가져가면 되었다.

 

2. 가져갈 수 있는 물품의 제한수는 없으며 판매가 아닌 모두 공짜였다.

나의 초등학교 바자회의 기억은 재활용 가능한 물품을 모았다가 몇백원 에서 몇천원 까지 가격이 있어서 용돈으로 구매했었고 그 돈을 학교 발전이나 불우한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고 했었다. 그래서 아이의 손을 잡고 바자회 장소로 갔을 때 내가 현금이 얼마 있지? 하면서 들어갔는데 판매가 아니라서 조금은 당황했었다. 재사용에 값을 부여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재사용 그 자체의 의미와 기치를 가르치려는 캐나다 교육의 모습에 감동스러웠다.

 

3. 참여한 사람들 모두가 신중히 몇 개만 가져갔고 본 뒤에는 다시 잘 정돈하였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도 보였고 유치원생들과 부모들도 보였는데 공짜라고 옷을 장바구니 같은 곳에 쓸어 담거나 함부로 보고 휙 던지고 가는 무례한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러한 분위기의 영향으로 나도 아이가 옷을 대보고 다른 걸 고른다고 할 때 자연스럽게 더 정성스레 옷을 정리하고 이동하게 되었다.

 

4. 모두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모습이었다.

초등학교 고학년들이나 저학년들이나 그 부모들이나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모습으로 다시 사용할 옷들을 고르는 모습은 사실 좀 충격적 이였다. 필요한 물건을 득템 했다고 엄마에게 자랑하는 고학년들의 모습과 꽤 낡아 보이는 티셔츠를 아이에게 맞는지 대보며 너무 행복해하는 엄마들의 모습은 우리가 배워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기회가 된다면 아이와 옷 바자회 (Clothing Swap)에 참여해 보자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