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자살을 생각해본적 있나요?

2024. 7. 15. 00:02캐나다 이야기

오늘은 혹시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에 대해서 알아보자.

 

지하철이나 커뮤니티 센터에 보면 이런 포스터가 항상 놓여있다.

 

내 삶이 힘들고 지칠때,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내 편은 없다고 느낄 때,

너무 무기력할 때,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 같다.

 

유학생활이 힘든 건 이런 상황들이 자주,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지 않을까.

 

내가 컬리지(대학생활)를 시작하기 전에 잠깐 ESL을 다닌 적이 있다.

그때 알게 된 S라는 남자아이는 곰 같은 느낌이었다.

항상 '허허' 웃고 다니고 친한 친구가 많이 없었다.

나랑은 우연한 계기로 친해졌고 여러 번 밥도 개인적으로 먹었다.

내가 컬리지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할 때 그 친구가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진심으로 잘 되길 바란 다고 했고,

각자 바쁜 대학생활에 그 친구는 가끔씩 연락이 와서

좋아하던 여자애랑 사귀기로 했다며 진심으로 기뻐하는 연락을 줬다.

나도 진심으로 기뻤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이 친구는 대학생활과 연애를 잘하고 있구나 하는 부러움이었다.

나중에 이 친구는 여자친구와 동거를 하기로 했다고 나에게 말했다.

나는 S군에게 학교 끝날 때까지는 공부에 집중하고

여자친구와 살 때 집안일을 많이 해주라며 꼰대 잔소리를 해주었다.

 

나도 대학생활에 바빠지고 

이 친구도 바빠져서 서로 연락을 몇 년이 지나도록 못 했다.

 

학교가 다 끝나고 일을 하고 있을 때

우연히 오래간만에 ESL적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서로 학교를 무사히 끝낸 것을 축하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친구는 S군의 여자친구랑 친했는데,

나에게 요즘도 S군과 연락을 하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S군과 연락이 끊긴 지 몇 년은 된 것 같다고 말했고

이 친구는 S군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S군이 여자친구랑 동거를 하면서

학교로 매일 마중 오고 엄청 자상하게 여자친구를 챙겨주었다고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여자친구가 한국에서 생활비를 받는 통장과 비밀번호를 빼앗아 본인이 관리했고

캐나다의 통장들도 모두 S군이 빼앗아서 관리했다고 한다.

 

그리고 밖에서는 자상한 남자친구 연기를 하고

집에서는 여자친구 얼굴에 침을 뱉고

때리는 등 여자친구를 학대했다고 한다.

 

혹시 여자친구가 친구들에게 알릴까 봐

매일 학교로 데려간 것이었으며

집에 오면 모든 카톡과 문자들을 뒤졌다.

 

부모님께도 알릴까 봐

영상통화는 꼭 본인이 옆에 있을 때 하게 했다.

 

그렇게 몇 년을 여자친구는 힘들어하다가

엄마에게 몰래 연락해서 그동안의 사정을 털어놓았고

놀란 엄마는 당장 캐나다로 날아왔다.

 

S군한테서 딸을 떨어트려놓았고,

그동안의 만행을 여자친구는 이 친구에게 털어놓았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듣는 내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동안 그 여자친구는 혼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혼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먼 나라에서

이렇게 큰 일을 혼자서 겪었을 생각을 하니 소름 끼쳤다.

그 당시 여자아이는 겨우 20살이었다. 

어린 나이에 가족들에게 말도 못 하고 혼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 후로 그 여자친구와 S군의 행방은 알지 못한다.

 

외국생활이 더 무서운 것은

그 S군이 영어이름을 바꾸고 주(Province)를 옮겨 살고 있으며

다시 사람 좋은 척 연기를 하고 살고 있으면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런 포스터를 보면 그때 그 여자친구 이야기가 생각난다.

 

무서운 상황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 친구는 덜 힘들었을까.

기댈 곳이 한 곳은 있다는 걸 알았다면 덜 무서웠을까.

손을 내밀 곳이 있다는걸 알았다면 마음이 덜 아팠을까.

 

어린 나이에 캐나다로 유학 오는 친구들이 많다.

부모님과 같이 오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이 훨씬 많다.

가디언이나 홈스테이를 한국인으로 하고 유학을 오긴 하지만

그 사람들은 가족이 아니니 아무래도 신경 써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을 만나기도 정말 힘들다.

 

외롭고 힘든 타지생활에 자살을 생각하기도 하고

마약에 손을 대기도 한다.

 

안 좋은 생각, 힘든 생각이 든다면 일단 이곳에 연락해 보자.

전화도 좋고 문자도 좋다.

자살과 마약은 시도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영어를 잘 못 해도 충분히 기다려주고 이해해 주니

절대 겁먹지 말자.

자살과 마약을 할 용기를 988에 내보자.

비밀 보장되니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 보자.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통해서 알아보자.

Talk to someone you are worried about | 9-8-8: Suicide Crisis Helpline (988.ca)

 

Talk to someone you are worried about | 9-8-8: Suicide Crisis Helpline

If you want to ask someone if they’re thinking about suicide, it might seem difficult to know how to start. You might feel anxious about bringing it up and worry that you might make things worse. Please remember that there are ways you can talk about sui

988.ca

 

만약 영어 울렁증이 정말 심하다면

한인여성회라도 문을 두드려보자.

한인 여성회에서도 노인학대, 가정학대, 데이트폭력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도 해주니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다.

 

힘든 유학생활, 타지생활을 견디느라 고생이 많다.

남에게 의지하고 기대려고 하는 마음을 나쁜 사람들은 이용하는 것이다.

더 강해지고 힘내자.

잘하고 있고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다.

 

혹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연락해 보자.

우울한 마음을 마음껏 이야기하고 싶다면 연락해 보자.

 

절대 혼자가 아니다.

 

오늘은 혹시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에 대해서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