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둘일 때 단점

2023. 3. 27. 13:43이런저런 이야기

둘째를 낳느냐 마느냐는 항상 숙제인 것 같다.

아이가 두명일 경우의 장점은 많이 알고 있을 듯해서 단점을 정리해 보았다.

개인의 상황과 입장, 아이들의 성별과 성향 그리고 성격에 따라 다르니 내 글은 그냥 참고만 하길 바란다.

 

나의 상황은 이렇다.

나는 캐나다라는 타지에서 가족 하나 없이 육아를 한다.

남편은 출근하고 나는 전업으로 아이를 키우는 상황이고

4살까지는 어린이집이나 데이케어 아무 곳도 보내지 않았다.

첫째는 5살, 둘째는 2살이고 둘 다 여자이다.

 

1. 항상 같이 놀지 않는다.

둘이 각자 심심해한다. 첫째 입장에서 둘째는 방해하는 존재이고 둘째는 언니의 모든 것을 따라 하거나, 갖고 싶어 하거나 뺏고 싶어 한다.

 

2. 옷은 어렸을 때 (2살 전)까지만 물려줄 수 있다.

취향이 생겨서 안 입으려고 하고 언니랑 같은 옷을 입고 싶어 한다.

 

3. 똑같이 사줘도 둘째는 항상 첫째 물건을 가지려고 한다.

 

4. 입맛이 다르다. 한 끼에 두 개의 식사준비를 하는 건 기본이다.

예를 들면 첫째는 미역국을 먹고 싶어 하고 둘째는 파스타를 먹고 싶어 한다.

간식이나 과일도 먹고 싶어 하는 게 달라서 따로 챙겨주다 보면 설거지 거리는 쌓이고 쉴 틈이 없다.

남는 음식은 아까우니 내가 주로 먹느라 살이 빠질 수가 없다.

 

5. 둘째가 잘 먹던 음식도 첫째가 안 먹는다고 하면 둘째도 따라서 안 먹는다.

주로 야채나 과일이 그렇다. 몸에 좋은 건 안 먹는 첫째와 그걸 따라 하는 둘째.

 

6. 둘째는 단 음식에 일찍 노출된다.

6개월에 이미 언니가 흘린 짜파게티를 식탁 밑에서 주워 먹는다. 언니가 먹는 간식을 먹고 싶어 하기에 같이 주게 되고

첫째를 픽업할 시간이 되면 데리고 나가야 하는데 떼를 부리거나 도와주지 않을 때는 단 음식을 손에 쥐어주게 된다.

 

7. 둘이 번갈아가며 아프다.

첫째의 집단생활(학교나 유치원)이 시작되면 하루가 멀다 하고 감기, 장염, 결막염.. 모든 병은 다 가지고 온다. 

둘째에게 쉽게 전염되는데 어린 나이에 아픈 걸 보면 안쓰럽다.

2살 되기 전에 아플 때는 약도 잘 쓸 수 없어서 오래 아프기도 했다.

한 명이 나을만하면 다른 한 명이 아프고 그러다 또 다른 한 명이 아파진다. 끝없는 돌림노래다.

열이 날 때는 밤에도 열을 체크하며 약을 먹여야 하기에 엄마는 몇 주 잠을 못 자는 건 기본이 된다.

 

8. 첫째를 픽업, 드롭오프 해야 할 때 둘째가 안쓰럽다.

아침에 첫째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오후에 픽업해 와야 하는데 이럴 때 둘째가 아프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미안하다.

날이 추워도 언니 시간에 맞춰 아픈 몸을 유모차에 태워서 갈 때면 마음이 아프다.

 

9. 낮잠을 곤히 자고 있을 때 깨워서 픽업 가야 한다.

낮잠을 잘 자고 있을 때나 아플 때 늘어져서 자고 있는 아이를 깨워서 옷을 입혀서 나가야 할 때 너무 안쓰럽다.

 

10. 아직은 언니의 친구들과 같이 놀 수 없어서 심심해한다.

아직은 어려서 언니의 친구들과 놀 수가 없다.

언니가 친구집에서 놀 때 둘째는 어울리고 싶어 하지만 방해받는 언니들은 싫어하며 소리를 지른다.

장난감을 받아서 혼자 놀거나 엄마랑 놀자고 한다. (엄마도 커피 마시며 어른과 수다 떨고 싶다..)

 

11. 엄마가 쉴 수가 없다.

두 명의 상사가 한 번에 다른 지시를 내린다. 

예를 들면 첫째는 햄을 구워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달라고 하고 둘째는 사과를 갈아서 달라고 동시에 주문한다.

아직 어려서 부탁하는 것도 많고 시키는 것도 많다. 밥도 제대로 먹을 수가 없다.

 

둘째 낮잠 잘 때 첫째랑 놀아주고 둘째가 깨면 집안일이 밀려 있어서 집안일을 해야 한다며 둘째랑은 잘 못 놀아주게 된다.

첫째가 학교에 가면 둘째랑 놀아줄 수 있지만 쉬고 싶거나 밀린 집안일을 할 때가 많다.

둘 다 만족시키고 나면 집안일이 산더미다. 

식기세척기를 써도 설거지는 많다.

 

12. 둘이 동시에 엄마를 찾을 때 힘들다.

싸웠을 때 혹은 둘이 아플 때 등.. 동시에 매달린다. 

얼리온(문화센터 같은 곳)에 가서도 무조건 엄마 다리에만 앉으려고 한다.

옆에 있는 아빠는 투명인간이 된다.

양쪽 다리에 앉히고 배에는 셋째를 데리고 있는 극한 직업이다.

 

13. 경제적인 압박(주로 남편이 느끼긴 하지만 엄마도 느낀다)

월급은 같고 인원은 늘었으니 압박감이 말할 수 없다.

 

14. 아내의 힘듦을 보는 게 힘들고 그 힘든 스트레스를 남편한테 해소한다(남편 왈)

애들이 엄마만 주로 찾으니 남편은 옆에서 도와줄 게 없다고..

남편이 말하길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는데 자기한테 이지저지(이래도지랄 저래도지랄)한다고 폭발한 적이 있다.

내가 남편 한데 스트레스를 많이 푸다보다..

 

15. 아이마다 성향과 기질이 다르다.

첫째와 둘째가 많이 달라서 키우면서 힘들 때도 있고 주로 둘째를 이해할 수 없어서 많이 혼내기도 했다.

 

16. 둘이 동시에 안 잔다.

육퇴(육아퇴근)가 없다. 한 명이 잠들고 다른 한 명이 잠들 때까지 2시간이 걸린 적도 있다.

낮잠도 둘이 동시에 자는 일은 손에 꼽힌다.

 

17. 엄마만의 시간이 없다.

밤에 각자 잠드는 시간이 달라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았다.

새벽 5시 40분에 일어나서 책도 읽고, 영어공부도 하고 운동도 한다.

2~3일 정도 하면 알람소리에 한 명이 꼭 같이 일어난다.

엄마의 빈자리를 알았는지 꼭 한 명은 일찍 일어나서 나만의 시간을 방해한다.

애들이 아플 때는 새벽에 일어나는 게 힘들다. 새벽에도 보초를 서야 하므로.

 

18. 열받는다.

둘을 혼내고 나서 나는 화가 나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데 둘이 간식상자를 열며

"뭐 먹을래? 언니가 뜯어줄게" 이러고 있다.

귀엽긴 하지만 정말 열받는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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